전자레인지에 사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은? 재질 표시 확인법

냉장고에서 꺼낸 밀폐용기를 전자레인지에 넣으려다 바닥의 표시를 확인해 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PP라는 글자가 있기도 하고, 삼각형 안에 숫자 5가 적힌 제품도 있습니다. 전자레인지 모양의 기호가 따로 표시된 경우도 있습니다.

배달음식 용기는 더 헷갈립니다. 겉으로는 비슷한 플라스틱인데 어떤 용기는 그대로 데울 수 있고, 어떤 용기는 다른 그릇에 옮겨 담아야 합니다.

전자레인지에 사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을 구분할 때는 재질과 제품의 용도를 나누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PP처럼 전자레인지용 식품 용기에 많이 쓰이는 소재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PP라는 사실과 그 제품이 실제로 전자레인지용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용기 바닥이나 포장지에서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표시와 제조사의 사용 조건을 함께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전자레인지에서는 플라스틱보다 음식이 먼저 뜨거워집니다

전자레인지는 음식에 포함된 물과 여러 극성 분자에 전자기파를 작용시켜 열을 발생시키는 방식으로 음식을 데웁니다.

용기는 이렇게 가열된 음식에서 전달되는 열의 영향을 받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음식의 종류에 따라 용기가 받는 열이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국이나 밥처럼 수분이 많은 음식과 기름이나 설탕이 많은 음식은 가열 과정이 같지 않습니다. 기름과 당분이 많은 부분은 물의 끓는점보다 높은 온도에 도달할 수 있으며, 음식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오랫동안 가열하면 용기의 특정 부분에 강한 열이 가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전자레인지용 플라스틱은 단순히 ‘쉽게 녹지 않는 플라스틱’이라고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실제 음식 가열 환경에서 형태와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품이어야 합니다.

전자레인지용 용기에서 PP를 자주 보는 이유

PP는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의 약자입니다.

가볍고 수분에 강하며 여러 화학물질에 대한 저항성이 좋은 플라스틱입니다. 범용 플라스틱 가운데 비교적 내열성이 우수하고 다양한 형태로 성형하기도 쉬워 식품 보관용기와 도시락통, 즉석식품 용기 등에 널리 사용됩니다.

전자레인지용 밀폐용기에서 PP를 흔히 볼 수 있는 것도 이런 특성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용기 바닥에 PP라고 적혀 있으면 바로 전자레인지에 넣어도 될까요?

PP라는 글자는 무엇으로 만들었는지를 알려줍니다. 어디까지 사용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표시는 아닙니다.

일반적인 식품 보관만을 목적으로 만든 PP 용기가 있는 반면 전자레인지 가열까지 고려한 제품도 있습니다. 용기의 두께와 구조, 뚜껑 구성도 제품마다 다릅니다.

따라서 PP는 전자레인지용 용기에 많이 사용되는 소재라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실제 사용 여부는 완성된 제품의 표시를 기준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숫자 5는 전자레인지 표시가 아닙니다

PP 용기에는 삼각형 모양 안에 숫자 5가 표시된 경우가 많습니다.

이 숫자는 수지 식별 코드에서 PP를 뜻합니다.

플라스틱 수지 식별 코드에서 1번은 PET, 2번은 HDPE, 3번은 PVC, 4번은 LDPE, 5번은 PP, 6번은 PS를 나타냅니다. 7번은 이들 분류에 포함되지 않는 여러 수지가 들어가는 OTHER 범주입니다.

따라서 숫자 5를 발견했다면 해당 제품에 PP가 사용되었다는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여부나 안전성의 등급을 나타내는 숫자는 아닙니다.

‘5번 플라스틱은 전자레인지에 사용할 수 있다’는 식으로 외우면 실제 제품을 사용할 때 오류가 생길 수 있습니다. 숫자 5와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표시는 역할 자체가 다릅니다.

용기 바닥에서는 전자레인지 표시를 먼저 확인합니다

전자레인지에서 사용할 용기를 고른다면 가장 직접적인 정보는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표시입니다.

제품에 따라 전자레인지 그림이나 Microwave Safe,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등의 문구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포장지나 제품 설명서에 사용 방법을 별도로 적어 놓기도 합니다.

이때 기호만 확인하고 끝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뚜껑을 열고 사용해야 하는 제품이 있고, 증기 배출구를 개방해야 하는 제품도 있습니다. 가열 시간이나 출력에 제한을 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내열온도가 표시되어 있다면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국 재질 표시에서는 용기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를 확인하고, 전자레인지 관련 표시에서는 실제 가열 조건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나누어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본체가 전자레인지용이어도 뚜껑은 다를 수 있습니다

밀폐용기를 전자레인지에서 사용할 때 놓치기 쉬운 부분이 뚜껑입니다.

용기 본체와 뚜껑이 항상 같은 재질인 것은 아닙니다.

본체에는 PP가 사용되고 뚜껑에는 다른 종류의 플라스틱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밀폐를 위한 실리콘 패킹이나 별도의 잠금장치가 들어가는 제품도 있습니다.

본체는 전자레인지에 넣을 수 있지만 뚜껑은 제거해야 하는 제품이 있는 이유입니다.

압력도 고려해야 합니다.

음식을 완전히 밀폐한 채 가열하면 내부에서 발생한 수증기가 빠져나가지 못해 압력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증기 배출구가 있는 제품이라면 안내에 따라 열어두고 사용해야 합니다.

뚜껑을 살짝 열어야 하는지, 완전히 제거해야 하는지는 제품마다 다르므로 제조사의 사용 방법을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배달음식 용기는 모양만 보고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배달음식이나 포장음식에 사용하는 용기는 외관이 비슷해도 재질이 같다고 볼 수 없습니다.

검은색 플라스틱 용기라고 해서 모두 같은 소재가 아니며 투명한 용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용기 바닥에 PP 표시가 있고 음식점이나 제조사가 전자레인지 사용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면 제시된 조건에 따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아무런 표시가 없는 경우입니다.

일회용 포장 용기의 주된 목적은 음식을 담아 운반하거나 일정 시간 보관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만으로 가열까지 고려한 제품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재질과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면 전자레인지용으로 확인된 그릇에 음식을 옮겨 담는 방법이 가장 단순합니다.

PET 생수병은 투명해도 전자레인지용이 아닙니다

PET는 생수병과 탄산음료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플라스틱입니다.

가볍고 투명하며 강도가 좋아 음료 포장에 적합하지만 일반적인 PET 생수병이나 음료병은 전자레인지 가열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제품이 아닙니다.

병 바닥에 숫자 1이 있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숫자 1은 PET라는 재질을 알려주는 수지 식별 코드일 뿐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표시가 아닙니다.

투명하다는 외관만으로 판단해서도 안 됩니다. PET 외에도 PETG, PC, 트라이탄 등 투명하게 만들 수 있는 플라스틱은 여러 종류입니다.

따라서 생수병이나 음료병을 임의의 가열 용기로 사용하는 것은 피하고 전자레인지용으로 만들어진 별도의 용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회용 용기도 전자레인지용 제품은 따로 있습니다

일회용 플라스틱이라고 해서 모두 전자레인지에 사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즉석식품이나 포장식품 가운데에는 처음부터 전자레인지 가열을 고려한 일회용 용기도 있습니다. 이런 제품에는 일반적으로 가열 방법과 시간이 함께 안내됩니다.

반대로 전자레인지 사용에 관한 안내가 없는 일회용 용기를 ‘한 번만 데우는 것이니 괜찮다’고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일회용과 다회용의 차이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자레인지 사용이 가능한 일회용 용기라고 해도 반복적인 세척과 가열까지 고려해 만든 다회용 밀폐용기와는 설계 목적이 다릅니다.

여러 번 사용할 용기가 필요하다면 처음부터 반복 사용을 목적으로 제조된 제품을 선택하는 편이 낫습니다.

기름진 음식을 데울 때 용기가 더 뜨거워질 수 있습니다

같은 전자레인지용 용기라도 무엇을 담아 가열하느냐에 따라 조건이 달라집니다.

기름은 물보다 높은 온도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당분이 많은 음식 역시 가열 과정에서 일부 영역의 온도가 상당히 높아질 수 있습니다.

볶음류나 기름이 많은 소스, 설탕 함량이 높은 음식을 데울 때 용기의 특정 부분이 강한 열에 노출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

특히 음식의 양이 적은데 오랫동안 가열하거나 내용물이 거의 없는 용기를 계속 돌리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제품이라도 제조사가 권장하는 가열 시간과 사용 조건이 있다면 이를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플라스틱 랩도 전자레인지용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음식을 덮는 랩 역시 외관만으로 전자레인지 사용 여부를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전자레인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랩은 제품 포장에 관련 표시와 사용 방법이 안내되어 있습니다.

제품에 따라 랩이 음식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거나 수증기가 빠져나갈 공간을 남기도록 안내하기도 합니다. 특히 기름기가 많은 음식에서는 사용 조건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 비닐봉지나 포장용 필름을 전자레인지용 랩 대신 사용하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비슷하게 생겼더라도 재질과 두께, 제조 목적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변형된 용기는 계속 가열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전자레인지에서 꺼낸 뒤 용기가 휘어 있거나 형태가 달라졌다면 이미 열의 영향을 크게 받은 상태입니다.

뚜껑이 제대로 맞지 않을 정도로 변형되었거나 균열이 생긴 용기는 계속 전자레인지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오래 사용한 밀폐용기는 바닥만 볼 것이 아니라 모서리와 뚜껑 결합부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복적인 가열과 세척 과정에서 표면이 손상되거나 밀폐 기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전자레인지용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라고 해서 처음의 상태가 계속 유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심하게 긁히거나 갈라진 부분이 보인다면 제품의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교체를 고려해야 합니다.

전자레인지에 넣기 전에는 이 순서로 확인하면 됩니다

플라스틱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넣을 때 모든 플라스틱 종류와 내열온도를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 용기나 포장지에서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표시를 확인합니다.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면 뚜껑을 함께 넣어도 되는지, 증기 배출구를 열어야 하는지, 가열 시간이나 출력에 별도의 조건이 있는지 살펴봅니다.

그다음 PP, PET 등의 재질 표시를 참고하면 됩니다. PP는 전자레인지용 식품 용기에 널리 사용되는 소재이지만 PP 또는 숫자 5만 확인하고 사용 여부를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배달용기처럼 재질을 알 수 없고 전자레인지 관련 표시도 찾을 수 없다면 가열용으로 확인된 다른 용기에 옮겨 담는 편이 좋습니다.

전자레인지에 사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을 구분하는 핵심은 특정 플라스틱 이름을 암기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PP, PET와 숫자 표시는 무엇으로 만들었는지를 알려주고,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표시는 그 완성품을 어떤 조건에서 사용할 수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이 두 가지를 구분하면 밀폐용기뿐 아니라 배달용기와 일회용 식품 용기를 사용할 때도 훨씬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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